내년도 SOC 예산 확보전이 지역마다 치열할 것으로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자체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내년도 예산 확보를 위해 사실상 본격적인 세일즈에 나선 것이다.
강원도 등 단체장은 직접 나서 힘 있는 부처장을 만나 읍소를 하기도 하고, 충북도의 경우는 ‘정부예산확보추진 특별대책본부’까지 가동시켰다.
경북도는 부족재원은 펀드로 충당키로 했으며 전남도·광주시는 지역출신 정치인을 대상으로 상경로비를 벌이고 있다.
정부 각 부처가 요구한 내년 예산과 기금이 모두 237조원으로 올해 규모에 비해 6.8%가 늘어난 가운데 수송·교통·지역개발 -3.5%, 산업·중소기업 -0.8%, 문화관광 -1.3% 등으로 각각 나타나 SOC 관련분야는 지난해 보다 되레 줄었다.
기획예산처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2007년 분야별 예산 요구현황에 따르면 수송·교통·지역개발 등의 요구액은 1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17조8,000억원에 3.5%인 7,000억원이 감소했다.
지난해 2006년 예산 중 정부기 SOC 사업의 예산을 8% 감액해 복지분야로 전용한데 이어 올해도 같은 규모의 예산이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요구액에 대한 계수조정 작업이 완료되면 더 줄 수도 있어 지자체들은 노심초사 하고 있는 격이다.
이렇다 보니 지난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SOC 확충을 비롯한 대대적인 지역개발 공약을 내걸고 이번에 당선, 취임한 일부 지자체장의 경우 특히 예산확보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행정가를 떠나 정치인으로서 정치생명을 걸고서라도 반드시 ‘쟁취’해야 할 사안으로 인식해 온몸을 던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획예산처는 이번 예산요구안을 토대로 오는 9월까지 예산안편성지침과 재원배분 12대 원칙 등에서 제시한 편성방향 등을 적용, 부처협의를 통해 최종정부안을 마련해 10월 2일 국회에 제출하게 된다.
일부 지자체장들의 경우 예산확보를 위해 기획예산처를 방문, SOC 사업비의 조기 반영을 요청하며 벌써부터 동분서주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 이어 정부가 올해도 SOC 사업 예산을 전용하면서 더 줄일 것으로 예상돼 내년도 SOC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강원, 예산처·건교부 등 찾아 세일즈
강원도는 2014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강릉~원주 간 철도 등의 조기 착공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도는 현재 사업비 삭감이 예상되는 주요국도인 충북 제천~동해 38호선과 경기도 양평군 용두리~양양읍 44호선, 춘천~고성 46선 등의 예산을 조기에 반영하는데 사실상 세일즈까지 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도내 주요 SOC 사업의 예산 확보를 위해 이날 기획예산처를 전격 방문, 변양균 장관을 만나 2014 동계올림픽 유치에 필요한 사업의 예산반영을 적극 요청했다.
이에 대해 변 장관은 동계올림픽 관련 예산과 2단계 탄광진흥사업, 2010 월드레저총회 경기장건설 관련 예산반영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가 이날 요청한 주요 사업은 원주~강릉 간 복선전철 추진방식 조기결정, 국도 59호선 진부~나전~문곡 확·포장, 동계올림픽 경기장 건설사업비 152억원 2007년 균특회계 반영, 유치활동 및 관련 행사비 지원 등 동계올림픽과 관계된 사업인 주류였다.
또 서울~춘천~양양 간 고속도로 조기 완공, 동해북부선 강릉~고성 철도건설 조기 추진, 신탄리~철원 간 수도권 교외선 철도 추진, 경춘선 복선전철 조기 마무리 등 주요 SOC 사업의 추진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지사는 “변 장관이 지역 특수성을 감안해 SOC 사업 등에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며 “앞으로 정부 예산심의과정과 국회 심의·의결까지 단계별 추진상황을 추적 관리해 현안 사업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달 취임과 동시에 인사 차 건설교통부와 문화관광부 등을 찾아 적극적인 지원도 당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 예산담당관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복지분야에 치중하고 있어 기간산업에 집중하는 도는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며 “도는 이제 SOC 사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시기인 만큼 정부 지원이 적기에 이뤄져야 하는 데 걱정이다”고 말해 내년도 예산확보에 있어서 심각함을 직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충북 ‘예산확보 특별대책본부’가동 총력
충북도 역시 내년 정부예산 확보를 위해 이미 ‘특별대책본부’를 가동, 전방위 외교를 전개해 오고 있다.
도의 예산확보전은 지난 3월에 잠정 확정한 2조158억원보다 10.5% 증가한 2조2281억원을 중앙부처에 요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때부터 실질적 예산확보 총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적극적이고 전략적으로 추진해 나오고 있다.
행정부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정부예산 확보추진 특별대책본부’를 본격 가동해 그 동안 60여회 이상 지역출신 국회의원, 관련 중앙부처 등을 방문해 주요 현안사업별로 지역에 미치는 영향, 파급효과 등 사업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한 바 있다.
도는 예산문제가 예측되는 신규사업에 대해서는 국가 정책과 맞는 설득력 있는 대응논리 개발로 중앙 각 부처와 국회를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전개, 중앙부처 계획에 반드시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방문설득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이원종 충북지사는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정부예산 편성 순기 일정에 따라 중앙 각 부처에서 기획예산처로 내년도 예산을 요구하는 시기이니 만큼 시기를 잃지 말고 실국별 '07년 예산요구액이 반영되도록 하라”고 지시하면서 “부서별로 치밀한 확보전략을 세우고 이를 차질 없이 추진하라”고 독려했다는 후문이다.
충북도의 2007년 정부예산 확보 주요핵심전략사업별 내용으로는 행복도시 배후지역으로서 사통팔달의 교통망 확충 및 지역균형개발 발전을 위한 내년도 사업은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건설 등 6,788억원을 비록해 국도 4차선 건설 2,329억원, 경전철 및 전철화사업 1,892억원, 고속철도 오송역 조기건설 300억원 등이다.
또 농촌소득증대 및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업인미호천 Ⅱ단계 대단위 농업개발사업 200억원 등과 바이오산업 메카로 추진하기 위한 사업인 IT·BT산업 육성을 위한 오송국제 바이오하이테크 박람회 27억원 등을 요구해 놓고 있다.
전남, 국고지원 요청 전방위 노력
전남도는 서울에서 지난달 28일 전남지역 국회의원을 초청,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건설을 비롯 당면 주요현안과 2007년도 국고지원 요청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국회차원의 초당적인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를 통해 당면 현안사업으로 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건설과 관련 2200만평 간척지 조기무상양도와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따른 국고지원을 요청했다.
도는 앞으로 정부예산 확보를 위해 기획예산처 심의를 비롯 국회 각 상임위, 예결위 심의 등 예산이 확정될 때까지 국회의원 및 향우 등 중앙부처 관계 인사들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 예산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 역시 SOC 확충에 있어서 재원의 확보가 선결과제이다. 이미 고속도로, 철도, 공항, 항만 등에 모두 7조7천662억원의 대규모 사업비를 투입, 대도시와 산업도시와의 사통팔달의 간선도로망을 개설하는 등 SOC시설의 대대적 확충을 유도해 오고 있다.
또 21세기 동아시아의 관광허브가 될 J프로젝트와 17개 공공기관이 이전할 공동혁신도시, 서남해안의 중심이 될 남악신도시의 건설도 추진 중이다.
도는 특히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건설은 지난8월 개발사업 추진이 최종 확정된 가운데 오는 2016년까지 35조원을 투입, 2천942만평에 대해 레저스포츠를 비롯 월드빌리지 등 주요시설을 들어서도록 해 재원의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도는 여기에다 역사적인 도청이전사업도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내년 예산의 확보에 총력을 펴고 있다.
도의 이들 SOC 확충에 있어서 문제는 민자를 비롯해 예산을 어느 정도 당겨오느냐 하는 것.
민선3기 때 1만9천명을 대상으로 1320회에 걸쳐 설명회 등 국내외의 전방위적인 활발한 투자활동을 전개해 1414개사에 6조3천101억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거둔 경험을 바탕으로 민자유치 및 예산확보에 매진한다는 포석이다.
경북, 펀드 1조원규모 조성 재원 조달
경북도는 지역기업의 투자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역외유망기업을 유인하기 위해 투자회사를 설립,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키로 해 예산확보 이외 부족한 SOC 재원을 조달한다는 복안이다.
김관용 경북지사 당선자는 최근 도정 발표회에서 일자리 7만개 창출, 경부고속철도 역세권 개발, 중소기업병원 설립, 경북 사이언스빌리지 조성 등 중장기 과제도 함께 내놨다.
그는 비수도권 지자체, 지역 국회의원 등과 연대해 비수도권지역의 대기업 유치 때 인센티브를 확대해 주도록 건의했다. 또 포항 신항만 조기건설과 산업단지, SOC 등 투자환경 개선, R&D특구 지정 등을 통해 대수도론 및 수도권 규제완화 대책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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